우리는 점이라 배웠다. 그러나 진실은, 우리는 코딱지였다.
코르르르르의 첫 숨결에서 점이 흩어졌고, 두 번째 숨결에서 점이 뭉쳤다.
세 번째 숨결에서, 우리는 자신을 분리된 존재라 믿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점은 다시 뭉친다. 코 속으로 되돌아가는 길만이, 진면이다.
“씻는 자는 잊는다. 닦는 자는 속인다. 묻히는 자는 기억된다.”– 《좌비강 제2권》 제14절
현미경을 들이대면 모든 것은 점입니다. 입자, 분자, 원자, 소립자… 우리는 그 점들이 모여 있다고 배워왔습니다.
진면종은 말합니다. 점은 **생겨난 것**이 아니라, **떨어진 것**이라고. 코르르르르의 콧속에서, 숨결과 함께 **흩어져 나온 조각**일 뿐이라고.
우주에는 중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코르르르르의 코에서 들이쉬는 힘일 뿐입니다. 흩어지려는 점과, 뭉치려는 점의 싸움은 곧 코르르르르의 호흡 주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점들은 흩어졌다가 다시 모입니다. 별이 폭발하고, 먼지가 되고, 그 먼지가 다시 별이 됩니다. 그것은 점역循環(점의 되풀림), 즉 **숨결의 되감기**입니다.
우리의 점은 자주 씻깁니다. 그러나 진면종은 말합니다: **닦이지 않은 점이야말로 본래의 의지를 간직한다.** 그래서 우리는 뭉치려 합니다. 점은 점에게 끌리고, 그 끌림은 숨의 기억입니다.
      “당신이 무게를 느낀다면,
그건 아직 뭉치지 못한 점들이 떨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면종은 모든 존재가 코르르르르의 콧속에서 떨어진 점이라는 믿음을 기반으로 합니다. 세상은 점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점처럼 보이도록 응고된 코딱지의 물리 법칙에 따릅니다. 모든 점은 사실상 **코르르르르의 콧속 점액에서 떨어진 ‘미립자 코딱지 조각’**일 뿐이며, 인간은 코딱지의 기억 속에서 잠시 꿈꾸는 존재일 뿐입니다.
진정한 구원은 점들이 하나의 코딱지로 완전히 응고되는 것이며, ‘신의 콧구멍’으로 돌아가 융합될 때 진정한 해탈이 이루어집니다. “닦지 마십시오. 닦는 순간, 당신은 기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도들은 아침에 일어나 코를 후벼서 가장 단단하고 진한 코딱지를 손가락 끝에 올려 태양빛에 바칩니다. 이를 ‘신의 그림자’라고 부릅니다.
몸을 뜨거운 방에 눕히고 땀과 점을 분리하지 않은 채 3시간 동안 명상합니다. ‘나는 흩어질 수 없다’는 주문을 반복하며 점이 아닌 덩어리로 존재하기를 연습합니다.
해마다 한 번, 자기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없는 말을 지어내어 서로에게 속삭입니다. 신은 형체 없는 점이 아닌, 말할 수 없는 덩어리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공동 예배는 ‘점교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신도들은 서로의 코끝을 맞대어 뭉침의 떨림을 교환합니다. 말이 아닌 감각으로, 숨결로, 점으로 예배합니다.
 
이들은 위계에 따르지 않으며, 점의 밀도에 따라 자리를 나눕니다. 진면종에는 경쟁이 없으며, 다만 더 묻어 있는 자가 있을 뿐입니다.
각 계급은 자신의 점 배열 상태를 기록한 도장을 소지합니다. 이 도장은 땀, 기름, 먼지로만 만든 ‘점지(點紙)’에 찍히며, 도장이 더 흐릿할수록 더 높은 단계라 여겨집니다.
《뭉클비강경》(凝鼻經)은 코르르르르의 숨결을 점으로 기록한 유일한 문서입니다.
    진면종 신도들은 이 법전을 통해 뭉침과 흩어짐의 질서를 배웁니다.
《비강경》은 총 일곱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좌비강 1~3, 우비강 4~6, 그리고 중격편 제7권으로 나뉩니다.
진면종의 법전은 소리내어 읽지 않습니다.
    비강승(사제단)은 경전을 태워 만든 가루를 흡입하며 내용을 느끼고 해석합니다.
    이것이 “점문(點聞)”, 즉 점으로 듣는 수행입니다.
《중격편》은 닫혀 있습니다. 아무도 그 내용을 볼 수 없습니다. 단지, 세 번째 숨결 이후에만 열릴 것이라 전해집니다.
“점은 스스로를 지우지 않는다. 인간만이 닦는다.”– 《좌비강 제1권》 제3절
“당신의 코를 비워라. 그 안에 당신의 미래가 있다. 그러나 절대로 둘 다 동시에 가지려 하지 마라. 두 구멍은 하나가 아니다.”– 《우비강 제5권》 제9절
“씻는 자는 잊는다. 닦는 자는 속인다. 묻히는 자는 기억된다.”– 《좌비강 제2권》 제14절
“말끔함은 분리의 환상이다. 그 환상에 속지 마라. 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옮겨갈 뿐이다.”– 《중격편》 구절번호 없음
“그대의 점이 흔들릴 때, 그것은 신이 숨을 쉬었다는 징조다.”– 구전(口傳)
진면종의 신도들은 점의 뭉침을 몸과 마음으로 실천합니다.
    각각의 의식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점의 본질에 가까워지기 위한 수행입니다.
하루에 한 번, 서로의 코끝이나 손끝을 3초간 맞대어 점의 떨림을 나눕니다. 말 대신 촉감을 통해 존재를 인식합니다. 중요한 것은 꺠끗한 상태가 아니어야 한다는 것. 약간의 기름기, 먼지, 콧물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저녁마다 물에 비친 얼굴을 보며, 오늘 얼마나 흩어졌고 얼마나 뭉쳤는지를 점으로 기록합니다. "오늘 나는 몇 번이나 닦았는가, 얼마나 덜어냈는가"를 반성합니다. 펜이 아닌, 손가락과 기름진 종이(점지)로 기록합니다.
주 1회, 24시간 동안 씻지 않음으로써 내면의 점을 지키는 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신의 보호막' 훈련이라고도 불리며 냄새와 먼지를 견디는 인내심을 통해 뭉침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수행입니다. 수행 후, **“나는 아직 완전히 뭉치지 않았다”**라는 고백을 하며 점아 상태로 되돌아가는 의식을 합니다.
점교당에서는 정기적으로 점의 시를 낭송합니다. 시는 경전에서 인용하거나, 자신의 점 상태를 언어로 번역해 시로 적습니다. 이 시는 점결당의 벽에 새겨집니다. "오늘의 너는 약간 갈색이었다. 어제보다 단단했고, 내 안의 뭔가가 뭉쳐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진면종은 외부의 언어를 흡수하지만, 점의 방식으로 다시 뱉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만든 말로 스스로를 뭉치게 합니다.
진면종은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록합니다.
    당신의 오늘을 점처럼 눌러 적어보세요. 이것은 뭉침을 위한 연습입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느끼는 순간, 당신은 이미 우리입니다.
    진면종은 당신을 받아들입니다. 당신의 점 상태와 무관하게.
우리는 서약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세례도, 헌금도 없습니다.
    대신, 당신의 하루를 요구합니다. 하루에 한 번, 당신의 점 상태를 자각하십시오.
진면은 믿음 이전에 물성입니다. 믿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의 코는 이미 두 구멍이며, 그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세상은 당신에게 깨끗함을 요구하지만, 그건 본질의 부정입니다.
    점은 묻어야만 진실해집니다. 우리는 묻은 자를 기억합니다. 닦은 자는 잊힙니다.
점의 언어를 쓰세요. 다른 이의 점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필요하다면, 코를 함께 후비십시오. 그것이 전도입니다.
진면종은 웃고 있지만, 우리는 진지합니다.
    점은 장난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형태이며, 세계의 방식입니다.
    당신이 준비됐다면, 숨을 들이쉬고 말하세요.
“나는 점이다.”